25년 3월 23일, 첫 캠핑을 다녀왔다. 2월부터 시작한 준비를 끝맞치고 개시한 캠핑은 하드웨어적으로는 완벽했으나,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무척 부족한 면이 많은 캠핑이었다.
예약한 캠핑장은 포천의 딥포레스트 캠핑장. 포천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캠핑장으로 일부 구역에서 애견 동반이 가능한 오토 캠핑장이다. 첫 캠핑은 미리 예약하지 못하고 장비가 갖춰진 후 갑작스럽게 날씨가 풀리는 것을 보고 잡아서 우선 1박만 잡았다.
간략 정보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체크인 ~ 체크아웃 : 오후 2시 ~ 오후 12시
얼리 체크인 가능, 단 추가요금 있음 / 오후 12시 입실(2시간 얼리 체크인) 시 만 원, 이후부터는 1시간마다 만 원.
강아지 추가 비용 있음
난방 용품 대여 가능
우리는 2시간 얼리 체크인을 요청드렸고 강아지 동반 및 난방 용품을 대여했다. 체크 아웃 시 얼리 체크인 비용과 강아지 동반 비용은 받지 않으신 듯.
도착해서 바로 그라운드 시트 > 쿠디 에어텐트 10.0 순서로 자리를 잡고 에어를 주입했다. 처음 에어 주입 시 약간 당황했는데 에어 주입구와 펌프의 노즐이 아다리가 맞지 않았다. 추가로 제공해주는 전동 펌프의 노즐 파츠 중 맞는 부분을 연결해서 약간의 버벅임 후 에어를 주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 텐트는 무척 쉽게 피칭되었다. 에어 주입 후 폴대를 종종 세워주기만 하면 피칭되었고, 이후에 사각 테두리 부분에 팩을 그라운드시트와 겹쳐 박아주었다. 처음 생각엔 기본 팩 + 25센치 팩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문제는 날이 급격하게 풀린 관계로 땅이 물러져 더 깊은 팩을 사용하는게 필요했다는 것. 우선 텐트 본체는 텐트의 무게가 있으니 우선 순위가 낮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기본팩으로 네 군데를 박아주고, 타프 설치 시 사용하는 팩에는 그나마 긴 25센치 팩을 박아주기로 계획했다.
전실 부분 확보를 위해서 쿠디 특대형 타프를 추가로 구매해 설치했다. 문제는 타프 설치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것. 원래 구상으로는 후면부에는 텐트에 타프를 걸쳐서 바닥에 팩을 박고, 전면부 쪽에 전실 공간으로 사용하고 그 부분에 폴대를 3개 세워 타프를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사이트 길이가 살짝 애매해 설치하는 과정에서 공간이 부족하게 됐다. 팽팽하게 설치하려고 보니 앞 전실 공간이 너무 많이 남게 되어 폴대를 설치하기가 애매해졌다.
더불어 타프의 줄을 묶는 방법을 숙지하고 오지 못했다. 설치 후 줄을 팽팽하게 당겨 팩에 연결해줘야되는데 매듭법을 아는게 없어서 뭔가 엉성~하게 묶게되니 이게 팽팽하게 유지가 되지 못하고 저렇게 흐물~한 상태가 되어 버린 것. 이후 유튜브에서 매듭법을 한 가지 찾아서 전체적으로 보수했다.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만 당시에는 아주 당황 + 배고픔이 겹쳐서 곤란했었다. 치던 타프는 일단 놔두고 라면 한 그릇 끓여먹고 재정비 후에 재도전해서 설치를 완료했다.
사실은 날씨도 이미 충분히 좋고, 비 소식도 없었기 때문에 굳이 대형 타프를 칠 이유가 없긴 했다. 근데 오직 그냥 내가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리하게 한 번 쳐 봤고 덕분에 와이프도 함께 고생했다.
실내 공간은 전용 카페트를 깔고, 잠자리는 쿠디 에어블럭을 이용했다. 두 명이지만 3인용을 구매했다. 강아지가 항상 발 밑에서 함께 자기 때문에 그나마 좀 넉넉하라고 3인용을 구매했다. 위에는 전기메트를 깔아주고 가져온 이불과 침낭을 이용했다. 낮 기온이 많이 올라 낮에는 메쉬창을 열어 개방감있게 사용했다.
갈고 닦은 모카포트 실력으로 커피를 내려먹었는데, 2컵 사이즈의 모카포트라 사실상 커피가 한 잔만 나와 불만이 많았다. 이후 집에 오자마자 4컵 사이즈의 모카포트를 추가로 구매했다. 모카포트 관련 글은 추가적으로 업로드 예정.
라면 때려 먹고, 커피 시원하게 한잔 마시고나서 타프를 치면서 기타 정리를 완료했다. 테이블 위 수납은 IGT 폴딩 바스켓을 이용해서 정리 했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 상판을 하나 추가로 구매해서 커버처럼 사용하면 딱 좋을 듯.
이후에는 뭐 편하게 릴렉스를 했다. 티타임도 가졌고,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는 시간, 바깥 풍경을 보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육체적 정신적 모두 예민한 편이지만 야외에서 릴렉스하는 시간이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해가 지기 조금 전부터는 이른 저녁을 시작했다. 종목은 삼겹살 + 미나리 + 된장 찌개. 다이소에서 구매한 반합에 된장찌개를 먼저 끓였다. 사이즈가 둘이 서브로 먹을 요리 조리하기에 딱 좋은 수준. 사각형이라 수납도 좋고 마음에 드는 물품 중 하나.
아직까지는 화구가 한 개인 관계로 찌개를 끓이는 동안에는 화로대에 직접 고기를 구웠다. 캠프빈 화로대에 포함되어 있는 멀티툴을 이용해서 오덕처럼 만들어 그리들을 상부에 올렸고 여기에서 고기 초벌을 진행했다. 직화로 굽는 감성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리들 바닥에 검댕이 많이 묻었더라. 좋은 방법은 아니였다.
이후 된장찌개를 완성하고 그리들을 버너로 옮겨 테이블 위에서 식사했다. IGT 테이블의 장점을 아주 깊게 느꼈다. 테이블 위에서 버너를 바로 사용하니 바베큐에 너무 용이했고, 화로대에 그릴을 올려 구웠으면 먹기 힘들었을 삼겹살을 버너를 이용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캠핑 전에는 그리들을 이용한 캠핑 요리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소원 성취한 셈. 우스운 점은 이 이후로는
날이 아무리 풀렸다고 해도 밤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져 꽤 쌀쌀했다. 전기장판으로만 자기에는 다소 추워 예약해두었던 난로를 빌려 잤다. 일산화탄소 중독이 두려워 기존에 알고 간 정보보다는 더 많고 넓은 환기구를 확보했는데, 약간 오바했다 싶긴하다. 온도는 작은 난로(5L 정도 되는 연료양의 등유난로)였음에도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강아지가 고양이에 미쳐 한 시간에 한 번씩 나가겠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사실상 숙면을 취할 수는 없었다. 수면의 질이 많이 떨어졌던 이번 캠핑이다.
하도 나가자고 보채는 강아지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에 들은 새 소리는 무척 비현실적이여서 기분이 좋았지만 나의 몸 상태는 그렇지 못했다. 수면이 진짜 건강에 중요한데 유감이다.
아침에는 한 사람 분량 밖에 내릴 수 없는 모카포트 커피와 베이글을 준비해 먹었다. 그리들에는 계란과 베이컨을 함께 구워먹었는데 무척 호화롭고 여유로웠다.
즐거웠던 캠핑이 끝나고 철수, 초짜답게 철수에서 무척 애먹었다. 우선 에어텐트 접는 방법을 유튜브로 그렇게 예습해두고도 정확한 방법을 숙지하지 못해 오래 걸렸다. 정확한 접는 방법은 앞 뒤 문 쪽을 세로 축으로 해서 가로로 60센치 정도를 두번씩 양쪽을 접고 그 이후에 한번 접는다. 에어를 충분히 밟아 빼 줄수록 접기가 편하고, 기본적으로 이 방법대로 접어야한다. 나는 멍청하게 세로축 기준으로 양쪽으로 한번씩만 접었는데 가로 길이가 너무 길어져 파우치에 담을 수 없었고 오랜 시간 뻘뻘대야했다.
캠핑장 사장님은 무척 친절하셨다. 난로 대여와 등유를 준비해주셨고, 일산화탄소 감지기도 함께 주신다. 난로 사용법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려주셔서 문제 없이 운용할 수 있었다. 애견 동반이 가능한 사이트는 화장실로부터 거리가 좀 있는 편인데, 장단점이 있다. 가까우면 편리하겠지만 그 만큼 유동 인구가 많아 예민한 강아지라면 하루 종일 짖어댈 수 도 있다. 실제로 그런 이웃이 있었고.
시설적인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남자 화장실은 샤워장 두 칸, 양변기 3개, 소변기 2개였다. 드라이기는 대여해주셔서 편하게 머리 말릴 수 있었고, 따뜻한 물은 잘 나왔고 샤워장은 분리되어 있어서 편리하나 샤워기 자체의 수가 적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 개수대는 4칸 정도 되고 모두 따뜻한 물 잘 나오며 세제가 구비되어 있어 편리했다.
해보니 이제 부족한 면이 좀 보였다. 일단 의자, 의자가 너무 불편하다. 당근에서 산 저렴한 릴렉스 체어였는데, 요리하거나 식사 시 너무 불편하다. 캠핑 이후에 집에 와서 내전근이 너무 아팠다.
팩도 더 깊은 것으로 추가 구매해야한다. 땅이 물러서 팩이 박아도 너무 쉽게 빠진다. 40센치 정도 길이의 팩 구매가 필요할 듯. 사이드 테이블이나 선반도 있으면 좋겠다 싶다. 요리하거나 의자에 앉았을 때 물건을 거치할만한 곳이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 싶다.
'라이프 > 🏕️ 캠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주 캠핑주막] 우중, 설중, 돌풍 캠핑을 모두 한번에 경험한 2회차 캠린이 (0) | 2025.04.14 |
---|---|
[GS x 헬리녹스 콜라보] 헬리녹스 컨테이너 + 플레이트 할인 구매! (0) | 2025.03.14 |
캠핑 준비 최종 점검! 텐트에서 식기, 수납까지! (2) | 2025.03.14 |
[엔보트 안양 본점] 미니멀 웍스, 알루텍 리퍼 제품 구매 후기 (0) | 2025.03.09 |
화로대 선택 : 고려 사항과 후보군 분석(타닥 플러스, 꾸버스, 멍캠핑, 캠프빈) (0) | 2025.02.23 |